지난 호에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한 면에서 접촉해 다이오드(pn 접합다이오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p형 반도체 쪽에 전압이, n형 반도체 쪽에 –전압이 걸리면 순방향 바이어스가 되어 전류가 흐르지만, 반대로 전압이 걸리면 역방향 바이어스가 되어 전류가 흐르지 않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각 반도체 영역의 다수 캐리어와 소수 캐리어의 거동에 대해 지난 호에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pn 접합다이오드의 대략적인 모식도와 기호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 pn 접합다이오드 ⓒ백종식

이번 호에는 한 발 더 나가서, 그렇게 만들어진 다이오드 2개를 붙여 pnp(또는 npn) 접합트랜지스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지난 호의 내용이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다시 돌아가 정독해 주세요. 이번 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답니다.

pnp 접합트랜지스터의 대략적인 모식도와 기호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접합다이오드에서와는 달리 반도체 영역이 3개 있습니다. 이미터, 베이스, 그리고 컬렉터입니다. (혹시 위의 다이오드 모식도와 아래 트랜지스터의 모식도가 똑같이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혼동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위의 다이오드 모식도에서 가운데 있는 영역은 공핍층을 나타낸 것이고, 아래의 트랜지스터 모식도에서 가운데 있는 영역은 반도체입니다. 엄밀히 그리자면 아래의 트랜지스터 모식도에서 B-E접합면과 B-C접합면에 공핍층이 있어야 합니다만, 트랜지스터에서는 모식도를 단순하게 나타내기 위해 공핍층을 그려 넣지 않았으니 혼동하지 마세요!)

▲ pnp 접합트랜지스터 ⓒ백종식

npn 접합트랜지스터의 모식도와 기호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호를 보면 이미터의 화살표가 반대로 되어있는 것만 다르고 똑같이 생겼네요.

PNP E->C

NPN C->E

▲ npn 접합트랜지스터 ⓒ백종식



자, 그럼 이러한 접합트랜지스터가 어떻게 작동하게 되는지 간단히 살펴볼까요? npn 접합트랜지스터와 pnp 접합트랜지스터의 작동방식은 비슷하므로 npn 접합트랜지스터의 작동방식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미터 쪽에 순방향 bias를 걸어주고 (이미터의 n 쪽에 음의 전압을 베이스의 p 쪽에 양의 전압을 걸어주는 것) 컬렉터 쪽에 역방향 bias를 걸어주면 (컬렉터의 n 쪽에 양의 전압을, 베이스의 p 쪽에 음의 전압을 걸어주는 것) 작동하게 됩니다.

이해가 잘 안 된다고요? 그럼 하나씩 뜯어서 살펴봅시다.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순방향 bias를 걸어주면 이미터에서 베이스 쪽으로 전자(이미터 반도체 내의 다수 캐리어)가 주입되고 베이스에서 이미터 쪽으로 정공(베이스 반도체 내의 다수 캐리어)이 주입됩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일반적으로 이미터 쪽의 불순물 도핑 양이 베이스 쪽의 불순물 도핑 양보다 훨씬 많으므로 이미터에서 베이스 쪽으로 주입되는 전자의 양이 베이스에서 이미터 쪽으로 주입되는 정공의 양보다 훨씬 많음에 유의하세요.

전자와 정공이 만나면 재결합하게 되는데, 전자의 양이 정공의 양보다 훨씬 많아서 대부분의 전자는 재결합하지 않은 채 컬렉터 쪽으로 넘어가 컬렉터 전류를 이룹니다. 베이스 반도체 영역은 일반적으로 작게 만듭니다. 그 이유는,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 가능성을 낮추어 더 많은 수의 전자가 이미터에서 컬렉터 쪽으로 살아서 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입니다.

이제 컬렉터와 베이스 간의 bias를 살펴볼까요? 컬렉터와 베이스간에 역방향 bias를 걸어주면(컬렉터의 n 쪽에 양의 전압을, 베이스의 p 쪽에 음의 전압을 걸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베이스 영역을 살아서 통과한 전자가 양의 전압에 의해 이끌려 컬렉터 영역을 무사히 통과하게 되어 컬렉터 전류를 이루게 됩니다.

▲ pnp 접합 ⓒ백종식

이번에는 다른 시각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미터 쪽의 도핑은 컬렉터에 비해 높습니다. 베이스 영역을 빼고 생각해 본다면 이미터에서 컬렉터 쪽으로 전자 농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전자의 흐름이 있어서 전류가 흘러야 합니다. 하지만 가운데 베이스가 끼어 전위장벽을 형성하므로 전자가 이동할 수 없어서 평상시에는 전류의 흐름이 없습니다. 베이스의 전위장벽을 낮춰주면 비로소 이미터에서 컬렉터 쪽으로 흐르게 되겠군요. 전위장벽이 낮아질수록 전자의 흐름이 더 수월해지겠네요.

즉, 이미터에서 컬렉터 쪽으로 흐르는 전자의 양, 다른 의미로 컬렉터에서 이미터 쪽으로 흐르는 전류의 양이 베이스 영역의 전위장벽에 의해서 조절됩니다. 베이스 영역의 전위장벽은 베이스 전류에 의해서 조절됩니다. 결론적으로, 컬렉터에서 이미터로 흐르는 전류의 양은 베이스 전류에 의해서 조절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베이스 전류는 일반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다시 말해, ‘매우 낮은 베이스 전류를 가지고 컬렉터와 이미터 간의 전류를 조절한다’는 것인데, 다른 시각으로 보면 ‘베이스 전류의 작은 변화가 컬렉터와 이미터 간의 전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전류증폭이라고 부릅니다. (베이스 전류의 작은 변화를 입력으로 주면 컬렉터와 이미터 간의 큰 전류 변화가 출력으로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접합트랜지스터의 활성모드라고 부릅니다. (다음 호에 계속)

▲ npn BJT의 작동원리 ⓒ백종식


출처 http://www.amkor.co.kr/archives/564


(지난 호에서 이어집니다) 역시, 전자나 전류의 흐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이해가 잘 안 되기 마련이지요. 물의 흐름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훨씬 쉬울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특수한 파이프를 생각해봅시다. 파이프의 입구 부분을 컬렉터, 출구 부분을 이미터로 생각하겠습니다. 이미터 쪽의 측면에 가느다란 파이프가 관통해 들어와 있는데, 입구 쪽은 베이스로 연결되어 있고, 출구 쪽은 컬렉터와 이미터 사이에 있는 밸브와 맞닿아 있습니다. 컬렉터 쪽에는 물이 항상 틀어져 있어 밸브만 열리면 컬렉터에서 이미터 쪽으로 물이 흐를 수 있으나, 평상시에는 밸브가 닫혀 있어 이미터 쪽으로 물이 흘러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밸브는 스프링이 달려서 일정 이상의 힘이 가해져야 열리도록 제작되어있습니다.

아래의 왼쪽 그림을 볼까요? 평상시 모습으로 밸브가 닫혀 있어서 컬렉터와 이미터 사이에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자, 이제 베이스 쪽에 물을 약간씩 흘려보내겠습니다. 밸브에 연결된 스프링을 이길 수 있는 만큼의 수압이 걸리자 밸브가 약간 열립니다. 순간, 베이스에서 이미터 쪽으로 약간의 물이 흐르고, 컬렉터에서 이미터 쪽으로도 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베이스 쪽의 물의 양을 더 늘리자 밸브가 더 많이 열리고, 컬렉터에서 이미터 쪽으로 흐르는 물의 양이 훨씬 많아집니다. 당연히 베이스에서 이미터 쪽으로 흐르는 물의 양도 증가하겠지요. 하지만 베이스에서 이미터 쪽으로 흐르는 물의 양은 매우 적어서 (파이프의 직경이 매우 작아서) 이미터 쪽으로 흐르는 물 대부분은 컬렉터에게서 온 것입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베이스 쪽에서 공급해 주는 물의 양은 적지만, 그 양에 따라서 밸브의 열리는 정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서 컬렉터로부터 이미터로 흐르는 물의 양이 조절됩니다. 이미터로 나오는 물의 양은 컬렉터에서 흘러온 물의 양과 베이스로부터 흘러온 물의 양의 합과 같습니다.

▲ npn BJT의 작동원리

사진 출처 : http://goo.gl/7uhBem

바이폴라 접합트랜지스터(BJT)의 모드는 활성모드 이외에도 차단모드와 포화모드가 있으며 이는 각 단자에 전압을 어떻게 걸어주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됩니다만, 여기에서는 활성모드만 간단히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BJT의 뜻만 간단히 살펴보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Bipolar (n과 p 두 개의 극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자와 정공 두 다른 캐리어가 전류 흐름에 관여합니다) Junction (pn접합과 np접합 두 다른 접합이 합쳐져 있습니다) Transistor

트랜지스터는 트랜스와 레지스터의 합성어로써, 트랜스는 ‘변화시키다’라는 의미가 있고, 레지스터는 ‘저항’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저항의 값을 변화시키는 소자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옴의 법칙(Ohm’s law)에서는 전압=저항X전류의 관계가 있으므로 저항의 값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전류의 값을 변화시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군요. 즉, 트랜지스터의 의미(전류의 값을 변화시킬 수 있다)와 목적(입력전류의 변화로 출력전류를 변화시킨다. 다른 말로는 작은 입력 전류의 변화가 큰 출력 전류의 변화를 일으키는 전류증폭을 이룬다)이 맞아 떨어지는 셈입니다.

바이폴라 접합트랜지스터와 비슷한 기능을 하던 3극 진공관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 3극 진공관의 구조

사진 출처 : http://goo.gl/d2yFo3

3극 진공관의 내부에는 양의 전압을 걸어줄 수 있는 애노드(anode), 음의 전압을 걸어줄 수 있는 캐소드(cathode), 그리고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그리드(gride)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열전자를 생성하는 필라멘트(filament)가 캐소드 쪽에 더해 있습니다. 필라멘트 전극에 전원을 연결하면 텅스텐 필라멘트가 가열되어 열전자가 튀어나오고, 애노드와 캐소드에 전압이 인가된 경우에 열전자는 캐소드에서 애노드 쪽으로 가속되어 이동합니다.

그런데, 캐소드와 애노드의 사이에 있는 그리드에 양의 전압이 걸리면 애노드 쪽으로 열전자가 이동해 전류를 발생시키지만, 반대로 그리드에 음의 전압이 걸리면 반발력에 의해 열전자가 이동하지 못해 애노드로의 흐름이 중지되고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그리드의 전압을 가지고 애노드로부터 캐소드까지의 전류의 흐름(캐소드로부터 애노드까지의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3극 진공관은 그 기능이 BJT를 닮았습니다. 아니 사실은 BJT가 3극 진공관의 기능을 닮도록 발명된 것이 맞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npn BJT의 회로를 살펴보고 트랜지스터의 증폭되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이번 호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왼쪽 그림은 스위치가 열려 있어서 베이스 전류가 흐르지 않는 상태를 나타내고 있고, 오른쪽 그림은 스위치가 닫혀 있어서 베이스 전류가 흐르는 상태로 트랜지스터가 작동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미터와 컬렉터 사이에는 상당한 부하의 일을 하기 위해 큰 전원(사각형 모양의 전원으로 표시하였습니다)이 설치되어 있고,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는 트랜지스터의 스위치 역할을 하기 위한 작은 전원(원통형 건전지 형태로 표시하였습니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위치가 열려 있는 경우에는 전류계의 바늘이 둘 다 ‘0’을 가리키고 있네요. 스위치가 닫혀 있는 경우에는 이미터와 베이스 사이에 있는 전류계의 바늘이 약간 움직인 것으로 나타나며, 이미터와 컬렉터 사이에 있는 전류계의 바늘은 많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BJT는 작은 전류를 가지고 큰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습니다. 전류증폭이라는 의미는 ‘작은 입력전류의 변화를 통해 큰 전류의 변화를 출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응용할 때는 작은 신호를 큰 신호로 증폭하는 데 사용합니다.

▲ Npn BJT 회로 ⓒ백종식

이번 호에서는 pn접합 두 개를 이어 붙여서 pnp 또는 npn의 BJT를 형성하는 것과 작동원리(전류증폭)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또 다른 트랜지스터 형태로써 스위칭 역할을 하는 MOS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반도체가 MOS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MOS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출처 http://www.amkor.co.kr/archives/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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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l타 :